갱년기호르몬관리 필요하다면 개인에게 맞게

 

안녕하세요, 목동원핏 가정의학과입니다.

갑자기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고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경험,
새벽에 자주 깨고 나면 다시 잠들기 힘든 밤들,
그리고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는 나 자신을 보며
당황스러움을 느껴보신 적 있으신가요?

 

“호르몬 치료요? 그거 위험하다고 하던데요…”
“친구가 부작용 때문에 고생했대요.”
“암 위험이 높아진다고 들었어요. 진짜 그런가요?”

 

최근 갱년기 증상으로 내원하시는 40~50대 여성분들 중
이런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과 주변의 부정적인 경험담들이
치료에 대한 망설임으로 이어지곤 하죠.

 

실제로 증상이 심해도 병원에 오기까지
평균 2~3년이 걸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오늘은 갱년기 증상으로 일상이 힘들지만
선뜻 치료를 결정하기 어려운 분들,
호르몬치료를 시작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신 분들,
혹은 이미 치료 중인데도 불안감이 드는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

 

 

갱년기 증상, 참으면 저절로 좋아질까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엄마도 그랬고, 언니도 그랬으니… 나도 그냥 참고 지나가면 되겠죠.”

 

폐경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에
굳이 병원까지 가야 할까 싶은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하지만 자연스럽다는 것과 그냥 참고 견뎌야 한다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갱년기에는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서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게 되는데,
이 호르몬은 생식기능 외에도
뇌, 심혈관, 뼈, 피부, 점막 등 전신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에스트로겐이 줄어들면서
안면홍조, 야간 발한 같은 혈관운동 증상은 물론,
불면, 우울감, 기억력 저하, 관절통, 질 건조증
다양한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이런 증상들을 방치할 경우
골다공증이나 심혈관질환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폐경 후 여성의 골절 위험은 남성보다 2~3배 높고,
특히 대퇴골 골절의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20%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참고 견디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적극적인 관리와 필요한 치료를 받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호르몬 치료, 정말 위험할까요?

호르몬 치료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2002년 미국 WHI(Women’s Health Initiative) 연구 결과로부터 비롯됐습니다.

 

당시 “호르몬 치료가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뉴스가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죠.

 

하지만 이후 20년간 여러 추가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이 연구의 한계점들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연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63세로,
이미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은 여성들이 많았고,
사용된 호르몬 제제 또한
현재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종류였다는 점에서
결과의 해석에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최근의 연구들은 오히려 다른 결과를 보여줍니다.

 

폐경 초기(60세 이전, 혹은 폐경 후 10년 이내)에 시작하는 호르몬 치료는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고
전체 사망률을 낮춘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를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 이론이라고 부르며,
적절한 시기에 시작하면
이득이 위험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어떤 치료든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초기에는 유방 통증이나 부종 같은 반응이 나타날 수 있고,
체질적으로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용량을 조절하거나 제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하며,
정말 맞지 않는다면 중단하면 됩니다.

 

오히려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했을 때 생기는 문제들이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불면과 우울증, 골밀도 저하로 인한 골절,
대사 기능 저하로 인한 복부비만과 당뇨병 위험 상승
등은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건강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나에게 맞는, 개인 맞춤 호르몬치료가 필요한 이유

갱년기 증상은 개인마다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갱년기 여성의 증상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 혈관운동 증상이 주된 유형

  • 정신심리 증상이 주된 유형

  • 비뇨생식기 증상이 주된 유형

  • 복합 증상 유형

즉, 같은 나이와 폐경 시기라도
어떤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

정확한 검사와 진단 후, 개개인에게 맞는 처방이 필요합니다.

 

치료 전, 어떤 검사가 필요할까요?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문진과 혈액검사, 과거 병력 및 가족력 파악이 이루어집니다.

  • 호르몬 수치 확인

  • 갑상선 기능 검사

  • 간 기능 및 지질 검사 등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에게 적합한 호르몬 종류, 용량, 투여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자궁이 있는 분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함께 사용해야 하고,
자궁을 제거하신 분은 에스트로겐 단독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간 기능이 좋지 않거나 혈전 위험이 있는 분의 경우엔
경구 약제보다 패치나 젤 형태가 더 안전할 수 있습니다.

혹시 치료를 망설이고 계셨다면,
이 글이 막연한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새로운 관점으로 치료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물론 모든 분께
호르몬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상황에 따라 더 적합한 방법이 있을 수 있으니,

우선은 믿을 수 있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으로
시작해보시길 바랍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