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두정동정신과 잠들기 힘들다면 ]
안녕하세요, 마음나래의원 원장입니다.
요즘처럼 밤공기가 후덥지근한 날, “에어컨을 켜도 땀이 나고, 몸은 피곤한데 눈은 멀쩡해서 정말 이상하게 잠이 안 와요”라는 말씀을 자주 듣습니다.
처음엔 “더워서 잠을 못 자는 거겠지”라고 생각하시지만, 며칠째 같은 밤이 반복되면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하죠.
침대에 누우면 온갖 생각이 몰려오고, 겨우 잠들어도 중간에 자꾸 깨는 날들이 이어지면 아침엔 몸이 더 무겁고, 낮엔 멍한 상태로 하루가 버겁게 느껴집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더운 날씨나 높은 습도 때문에 몸이 이완되지 않고 체온 조절이 어려워 깊은 잠에 들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생활 패턴과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낮잠을 오래 잤거나, 오후 늦게 커피를 마셨거나, 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본 날들이 쌓이면 수면 리듬이 깨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요즘처럼 외부 자극이 많고 일상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늦은 밤이 되면서 낮에 억눌렀던 생각들이 머릿속을 장악합니다. 이런 상태를 단순히 ‘생활습관 탓’으로 넘기기엔, 이미 뇌와 감정이 영향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수면 부족은 단순히 피곤함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몇 시간은 자니까 괜찮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중요한 건 ‘몇 시간을 자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은 잠을 자느냐’입니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8시간을 자도 피곤하고, 반대로 5~6시간만 깊게 자도 훨씬 개운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못 자는 상태가 계속되면 만성피로에 빠지죠.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하지 않고, 점심도 되기 전에 늘어지며,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져 “내가 왜 이걸 잊었지?”라거나 “요즘 너무 깜빡깜빡한다”는 말이 나오곤 합니다.
면역력이 약해져 감기에 잘 걸리거나 피부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고, 감정적으로도 짜증이 늘고 기분 조절이 어려워지며, 작은 일에도 불안하거나 우울해질 수 있습니다.
불면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중에는 “오늘만이라도 편히 자고 싶다”며 수면유도제를 찾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조심해야 합니다.
수면유도제를 계속 복용하면 뇌가 자연스러운 수면 패턴을 잊게 되고, 숙면 단계가 줄어들어 약 없이는 잠들기 어려운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몸이 스스로 잠을 조절하는 능력이 약해지는 거죠.
수면장애는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분은 새벽에 자주 깨는 게 문제고, 어떤 분은 잠들기까지 몇 시간을 뒤척이죠. 그래서 똑같은 치료를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환자분의 뇌가 어떤 패턴으로 움직이는지, 잠을 자려 할 때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꼼꼼히 파악한 뒤 맞춤형으로 접근합니다.
그중 TMS(경두개자기자극술)는 수면과 관련된 뇌 부위의 활성도를 조절해주는 비약물적 치료로, 뇌가 과하게 각성되었거나 감정 기복 때문에 수면 흐름이 깨진 분들에게 특히 효과적입니다. 약물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에게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상담을 통한 감정 조절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불안, 스트레스, 우울감 같은 감정들은 억누른다고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숙련된 상담을 통해 이런 감정을 풀어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수면은 하루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시간입니다. 잠이 부족하고 흐트러진다면 몸도 마음도 점점 지치게 되죠.
만약 요즘 몇 주째 잠 때문에 피로가 풀리지 않고 감정이 흔들린다면, 검사와 상담을 통해 내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