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킬레스건염치료 ‘이렇게’ 진행합니다]

안녕하세요, 안산튼튼병원 원장입니다.
얼마 전, 마라톤 대회를 준비하며 매주 열심히 뛰던 30대 환자분이 절뚝거리며 진료실에 오셨습니다. 발뒤꿈치 위쪽이 붓고 아파서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힘들다고 하시더군요.
대회가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어쩌냐며 울상이었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촉진해보니 아킬레스건이 부어 있었고, 살짝만 눌러도 통증을 호소하셨습니다. 전형적인 아킬레스건염 증상이었습니다.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면서 힘줄에 무리가 간 경우였죠.
만약 여러분 중 아침에 일어나 첫 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위가 뻣뻣하고 아프거나, 러닝 후 종아리와 발목 연결 부위가 붓고 열감이 느껴지거나, 까치발 들기나 계단 오를 때 통증이 심해지는 분이 계시다면, 이 글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증상이 있으면 러닝화를 바꾸거나 깔창을 넣으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시죠. 비슷한 문제로 오신 또 다른 환자분도 처음엔 신발 문제라고 믿으셨습니다.
쿠션 좋은 러닝화로 바꾸고 깔창도 넣어봤지만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졌다고 하시더군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미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긴 상태에서는 장비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킬레스건은 종아리 근육과 발뒤꿈치를 연결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굵고 강한 힘줄입니다. 달릴 때마다 체중의 3~4배에 달하는 충격을 받는데, 평소 운동을 안 하다가 갑자기 뛰거나 운동량을 급격히 늘리면 힘줄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미세한 손상이 생깁니다. 이 손상이 반복되면서 염증으로 발전하는 겁니다.

특히 발 앞꿈치로 착지하는 분들이나 오르막길을 많이 뛰는 분들은 아킬레스건염에 더 취약합니다.
발 앞꿈치 착지는 아킬레스건을 과도하게 당기고, 오르막길은 종아리 근육을 더 많이 쓰게 만들어 힘줄에 부담을 주기 때문입니다. 워밍업 없이 바로 뛰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차가운 고무줄을 갑자기 당기면 끊어지기 쉬운 것처럼, 준비되지 않은 힘줄에 충격을 주면 손상되기 쉽습니다.

아킬레스건염의 증상은 발뒤꿈치 위 2~6cm 지점에서 시작되는 통증이 특징입니다. 아침 첫 발을 디딜 때 뻣뻣하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있다가, 몇 걸음 걷고 나면 조금 나아지는 패턴을 보입니다.
운동 초반에는 통증이 줄어들지만, 계속 운동하면 다시 악화됩니다. 아킬레스건 부위가 눈에 띄게 부어오르고, 손으로 만지면 열감이 느껴지죠. 양쪽을 비교하면 두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까치발을 들기가 힘들고, 계단 오르기나 달리기 시작 동작에서 통증이 심해집니다. 발목을 위로 젖힐 때 당기는 느낌이 들고, 점프나 착지 동작도 어려워집니다.
손가락으로 아킬레스건을 눌렀을 때 특정 부위에 심한 압통이 있고, 때로는 건을 따라 삐걱거리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안정 시에도 통증이 지속되고 걷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며칠 쉬면 다시 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킬레스건염은 단순히 며칠 쉬는 것만으로 낫는 병이 아닙니다. 힘줄은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조직이라 회복이 느립니다.
보통 4~6주, 심한 경우 3개월까지도 걸릴 수 있습니다. 그냥 쉬기만 해도 안 됩니다.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약물치료를 하고, 물리요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소염제는 초기 염증을 빠르게 줄여주고, 물리치료는 혈액순환을 개선해 회복을 돕습니다.
여기에 종아리 스트레칭과 편심성 운동을 추가하면 힘줄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서두르지 않는 겁니다. 통증이 조금 줄었다고 바로 뛰면 재발하기 쉽습니다. 나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게 더 빨리 복귀하는 지름길입니다.

아킬레스건 보조기를 착용하면 정말 빨리 나을까요? 네, 보조기는 발목을 살짝 들어 올린 상태로 고정시켜 힘줄의 긴장을 줄여줍니다. 팽팽하게 당겨진 상태에서는 염증이 잘 낫지 않지만, 보조기로 부담을 덜어주면 회복이 빨라집니다.
특히 밤에 착용하면 아침 첫 발의 통증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낮에는 뒤꿈치 쿠션이나 실리콘 패드를 신발에 넣어 충격을 흡수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2~3cm 정도 뒤꿈치를 높여주면 아킬레스건의 긴장이 줄어듭니다.
처음엔 어색할 수 있지만, 며칠 지나면 적응되고 통증도 확실히 줄어듭니다. 보조기는 치료 기간을 단축시키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귀찮더라도 제가 권하는 기간 동안 꼭 착용하시길 바랍니다.
아킬레스건염은 러너들의 고질병이지만, 제대로 치료하면 충분히 회복 가능합니다. 문제는 성급하게 복귀하다가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낫기 전에 뛰면 재발하고, 재발이 반복되면 힘줄이 두꺼워지며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같은 증상이 계속된다면, 정형외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러닝은 평생 즐길 수 있는 운동입니다. 잠시 쉬더라도 제대로 치료받고 건강하게 복귀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의 건강한 러닝 생활을 위해 저희 안산튼튼병원이 늘 함께하겠습니다.




